[시가 있는 월요일] 스스로의 온기로 사는 나이
나는 이제 소년을 간신히 넘었을 뿐인데.
눈물을 참아야 하고 그리움도 참아야 하고
홀로 식당 문을 들어서는 서글픔도
지루한 술자리도 참아야 한다.
아직도 쓸쓸함을 사랑할 수 없나.
차가운 거리를 헤매다 방 안에 들어와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할 때.
내 몸에 남아 있는 허약한 온기.
엎드려 시를 쓰는 사람.
엎드려 생각하는 사람.
엎드리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지만
엎드리는 일은 자신을 잊는 일.
엎드려 이제
스스로의 온기로 인해 나는 살겠다.
- 이재훈作 `불혹` 중
중년이 된다는 건 눈물도 참고 그리움도 참는 일일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다.
불혹을 넘겨 중년이 되는 건 `스스로의 온기로 사는 것`이라는 시인의 말이 가슴을 친다.누구나 거치는 통과의례겠지만 젊음과 헤어지는 순간은 언제나 쓸쓸하다.
그래도 그 시절 눈물과 그리움을 실컷 앓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눈물과 그리움이 나를 키웠을 테니 말이다.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허연 문화전문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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