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 계절입니다.
스산한 저녁 공원을 걷다 보면
서서히 옷을 벗는 나무도, 점점 작아지는 풀벌레 소리도
조금은 안타깝고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그럴 땐 옷깃을 올리고 따뜻한 마음들을 떠올립니다.
찬바람이 불면 모든 존재들이 서로 가까워집니다.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만나 몸을 부비지요.
모닥불을 가운데에 놓고 사람과 사람이 모여듭니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만 살았습니다.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습니다.
몸이 따뜻해지면 마음도 따뜻해져
어렵고 불쌍한 이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서로를 가깝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몸을 더 움직여 보세요.
그것이 추위를 이겨내는 생명의 몸짓입니다.
이제 곧
얼음이 모여 사는 곳, 겨울나라입니다.


                                                                             글,글씨 | 이재훈 | 이롬 2006.11-12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쓸한 시인을 위하여  (0) 2006.12.03
독서, 풍요로운 삶을 위한 투자  (5) 2006.11.08
가을 하늘  (0) 2006.11.05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5) 2006.09.10
아, 감자바위세요?  (2) 2006.07.16
Posted by 이재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