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이끌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무 잎사귀가 더욱 짙어져
제 스스로 지상에 몸을 내립니다.
사람들은 낙엽 지는 모습에 감동합니다.
그 감동은 잎과 나무의 결별이 이루어낸
새로운 만남 때문입니다.
나도 그들처럼 결별의 축복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 축복이 이루어낸 새로운 만남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내 맑은 영혼이 그리움에 가 닿을 것 같습니다.

편지지를 사서 가슴에 고인 말들을
한 칸 씩 적어 그대에게 띄우겠습니다.
그대의 품 안쪽까지 배달될 사랑의 말들을 전하겠습니다.
몇 번의 누름으로 전하는 이메일이 아니라
직접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부치겠습니다.
흰 구름의 봉투에 푸른 하늘빛과 분홍 마음을 함께 담겠습니다.
그대와 함께 얘기했던 나뭇잎을 우표로 붙이고
우체국 앞 벤치에 오래도록 앉아 있을 겁니다.
내 가슴이 풍요로운 가을의 수확처럼 차오르는 계절입니다.
내 그리움을 배달할 가을 바람이 산들산들 붑니다.

글,글씨 | 이재훈| 이롬 200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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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재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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