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감
투고된 작품의 수는 많지 않았다. 그 중에서 우리는 이난희, 김대성 씨의 작품들에 주목했다.
이난희 씨는 다양한 성격의 시편들을 보여주었다. 풍경을 꼼꼼히 묘사하는 시에서부터 세태 풍자의 시까지 다양한 시를 응모해 왔다. 그중에서 풍경을 묘사하는 시편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어떤 시의 언어는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작위적이었으며 젊은 시인들의 언어를 따라하려는 인상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를 조형하는 능력과 말을 사용하는 감각은 충분히 오랜 숙련을 겪은 듯 보였다. 특히 시 「얼음호수」는 하나의 풍경이 한 편의 훌륭한 시가 되는 사례를 보여준다. 시에서는 풍경을 묘사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풍경 속에서 “단단히 영근 물집 하나를 기어이 톡, 터트리”는 시적 순간을 감지하고, 이것을 풍경 속에서 사건화 한다. 시에서 모든 대상물들이 서로 관계를 가지며 의미를 찾다가 시적 순간을 발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난희 씨가 자신과 잘 맞는 언어와 시적 세계를 만나 올곧게 걸어간다면 충분히 좋은 시인이 되리라 믿는다.
_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10년 9~10월호'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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