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 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잦아들고
온 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_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8년 1-2월호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 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잦아들고
온 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_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8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