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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戊子)년 쥐띠해입니다.
매년 다가오는 새해라고 별다를 건 없지요.
2007년은 제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해입니다.
그러나 사람살이라는 게 그렇듯,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제게 남은 것은,
어느 시인께서 제게 한 말씀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홀로 가는 것입니다.
아니, 애초부터 없었던 허공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 길이 설령, 제가 이 세상을 등질 때까지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이 제 길이라면 가야겠지요.
마치 고통처럼, 신께서도
참을만한 고독을 주실 겁니다.
그리고 쥐띠로 태어난 제게,
동물 중에서도 쥐를 가장 징그러워하는 제게,
한겨울 풀숲에서 태어난 제게,
쥐띠해가 왔습니다.
어두운 밤,
외줄을 지켜줄 달빛 하나면 족합니다.
달빛이라면, 그의 곁에서 부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자고 나면 아무도 모르게 하얗게 내려와 앉은 흰 눈처럼
그런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긴 긴 겨울밤을 오래도록 울고 싶습니다.

이재훈.

Posted by 이재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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