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문학마당」이 창간되었을 때 나는 무척 반갑고 기뻤다. 충남 논산에 본가가 있고 대학을 충남에서 나왔으며, 20여년을 살아온 곳이 대전 ․ 충남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은 나의 또다른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대전 ․ 충남 지역에 변변찮은 문예지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문학마당」의 출현이 반가웠을 것이다. 이후로 「문학마당」에 시도 발표하고 평론도 발표했으며 큰 관심으로 잡지를 읽는 독자였다. 「문학마당」의 편집자들 또한 평소에 좋아하는 선생님들이었기 때문에 신뢰감이 갔다.
「문학마당」의 창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창간 5주년이라고 한다. 나는 월간 시전문지 실무자로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문예지의 발간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잘 안다. 적은 독자층과 취약한 재정기반을 안고 있는 것이 대부분 문예지의 현황이다. 또한 지역에서 문예지를 발간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문학마당의 창간 5주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로운 잡지가 창간되면 독자들은 그 잡지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에 대해 골몰하게 된다. 잡지가 창간되어야 하는 명분과 이유에 대해 이것저것 타진해 보는 것이다. 문학잡지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문예지는 창간 명분과 이유가 더 중요시된다. 현재 발간되고 있는 문학잡지의 수는 228종(2006년 문예연감 자료)이다. 이중에서도 서울에서 발간되고 있는 잡지의 수는 158종, 지방에서 발간되는 잡지는 70종이다. 잡지의 수를 놓고 보더라도, 또하나의 잡지가 창간되면 또 그렇고 그런 잡지가 하나 더 보태진다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또한 문예지의 양적인 팽창으로 전체 문예지의 하향평준화 현상이나, 무분별한 신인들의 발굴, 또다른 측면에서의 문단권력 생산 등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예지의 창간은 창간의도와 명분, 당위성이 갖춰진다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문학마당」은 명확한 명분과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잡지 중의 하나이다. 먼저 대전 ․ 충남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지로서의 역할이다. 지금 대전 ․ 충남 지역의 대표적인 문예지는 「애지」, 「시와정신」과 함께 「문학마당」이라는 사실은 문단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타지역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문예지가 발간되어 오고 있다. 대구의 「시와반시」, 부산의 「시와사상」 ․ 「신생」 ․ 「오늘의문예비평」, 광주의 「시와사람」 ․ 「문학들」, 강원의 「시와세계」, 전주의 「문예연구」, 제주의 「다층」 등등. 대전 ․ 충남 지역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문학마당」의 창간으로 지역문단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문학마당」은 지역문예지로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종합문예지이다.
문학마당은 창간 이래 기억에 남는 특집을 계속해서 해왔다. 문학과 종교, 문학과 문화산업, 문학과 지역문학, 문학과 도시, 문학과 성, 문학과 시간, 문학과 영화, 문학과 역사, 문학과 언어철학, 문학과 정치, 문학과 디아스포라 등등 문학과 관련된 담론들을 기획해 왔다. 앞으로도 더 인문학적인 기획특집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젊은 시인들을 조명하는 특집이 생겼으면 하는 점이다. 젊은 문인들이 애정을 가진 잡지가 더욱 오래 남는 잡지가 되리라는 개인적인 생각에서이다.
마당은 다함께 거닐고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문학을 하는 창작자나 연구자, 독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의 역할을 오래도록 하기를 기대한다.
_ <문학마당>, 2007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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